'키스방' 양산까지 왔다 < 자치 행정 < 기사본문 양산신문


택시요금으로 삼십여 만원씩이나 처들여 가면서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고 있었지만 누이는 이미 전화를 끊어 버렸다. 어머니가 중증치매 선고를 받은 이후 지난 28개월 동안 단 하루도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28개월만의 외박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슨 여행 개념으로 집을 나선 것은 아니었다.


A 경장은 지난 3월 초부터 6월 27일까지 석 달간 교육환경 보호구역인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의 한 건물에서 키스방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실장에게 묻자 그녀는 “성매매나 유사성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교육시키고 있다”며 극구 부인했다. 이어 그녀는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다”며 “문을 열어볼 수도, CCTV를 설치할 수도 없는 일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손님’들의 연령대는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그녀의 한 달 수입은 웬만한 월급쟁이의 봉급수준을 웃돈다. 하루 8시간 이상, 주말까지 ‘풀로 뛰면’ 월수입 600만원 이상도 충분하다고.


서울은 5년여 전에 벌치기를 한다고 대구에서 시흥을 거쳐 임진강변으로 이동할 때 잠시 들렀던 기억을 빼면 언제 발을 디뎠던 것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아주 낯선 곳이 되어 있었다. 그런 누이가 한밤중에 택시를 타고 내려와서 내내 울기만 하다가 돌아갔다. 울음도 밖으로 쏟아내서 옆에 사람들을 슬프게 하는 방식의 큰소리가 아니라 내부로 자꾸 끌어들여서 자신의 온 몸을 태워버리는 흐느낌이었다. 슬픔보다 더 큰, 슬픔 이전의 그 무엇, 보다 근원적인 어떤 것을 누이는 불러내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어찌 보내고 있는가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과거 일명 '대딸방'이 유사성행위 불법성이 인정돼 결국 법의 철퇴를 맞았듯 키스방도 조만간 법적 처벌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때의 보증금은 세입자가 월세를 제때에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니까 서울의 지하철 회사는 지금 모든 고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인가? 고속도로 휴게소 중에서도 화물트럭만 모이는 곳에서 커피며 빵이며 간단한 요깃거리를 팔고 있는 누이는 1평 남짓한 땅의 사용료로 매달 80여 만원씩을 휴게소 측에 지불하고 있었다.


직장서 많이 못 버냐고 했더니, 120 정도 벌고 있대. 창문은 없고, 3인용 쇼파와 자그마한 협탁 하나 놓여 있었지. 나름 을씨년스러울까봐 그랬는지 벽에는 레이스 커튼이 쳐져 있어. 난 양치할 때마다 엄마가 혀 꼭 닦으라 그랬던 거 생각난단 말야. 이거 한번 갔다간, 집에서 손 자주 씻는거 아무 소용 없겠더라고. 첨에 유흥업소 들어갈 때 깍두기들 걱정이 되는 거처럼.


키스를 하면서 가슴을 포함한 상체에 접촉할 수 있으며 탈의는 되지 않는다. 남성이 자신의 중요부위를 만져달라고 하거나 매니저의 하체를 만지려하면 매니저는 설치돼 있는 벨을 누른다. 곧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방으로 들어와 유사성행위를 요구한 남성을 환불 없이 퇴장 조치시킨다. '키스방'의 경우 지난 2006년 '손을 이용한 유사 성행위도 생매매 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 '대딸방' 등 변종 성매매 업소가 단속 대상이 되면서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30여 곳이 성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보자의 경우, 문제의 업소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키스방이 마산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마산까지' 들어왔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다음 날 바로 담당 경찰서에 전화해 이런저런 것들을 물었다. 단속 근거도 없는, 이제 막 문을 연 업소를 단속 하나 못하나 캐물으니 경찰은 갑갑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업소가 개인 민감정보를 수집하고 이러한 정보를 동종업체끼리 공유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투어실사'에는 여성들의 노출 이미지가 버젓이 게재돼 있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성매매 업소 후기를 공유하고, 각 업소들의 '할인'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업소간 치열한 경쟁은 '수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사 성행위로 이어지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부산지역 한 여성청소년계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현장에서 콘돔 등 불법증거품이 발견되지 않는 한 손님과 업자가 부인하면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유흥주점에서 불법 성매매업소로 ‘전직’하는 인력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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